사지 말고 입양하세요
새로운 가족을 만날 수 있는
경주동물사랑보호센터
글 글 _ 정미래   사진 사진 _ 박형준
지속적으로 늘어나던 반려동물인구는 코로나19로 인하여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잦아들고 본격적인 휴가철에 접어들면서 반려동물을 유기하는 안타까운 일들이 늘어나고 있다.
2021년 11월에 준공된 경주동물사랑보호센터는 유기동물이나
길을 떠도는 들개, 어미를 잃은 새끼 고양이 등을 구조하고 보호한 뒤 분양까지 도맡아 하고 있다.
유기동물들 모두 저마다의 아픔을 품고 있지만 새 보호자와 제2의 삶을 기대하고 있는 곳 경주동물사랑보호센터를 찾았다.
유기동물들이
새 삶을 꿈꾸는 곳
경주의 한적하고 조용한 동네에 자리한 경주동물사랑보호센터(이하 센터). 이곳은 2021년 11월에 문을 열어 경주는 물론 근방 시군에서 구조한 유기동물들을 보호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유기동물 보호소라고 한다면 냄새나고 위생적이지 못할 것이라는 인식과 다르게 이곳은 외관부터 내부까지 깨끗하고 청결하다. 인근에 밀집된 마을이 없어 위치도 최적의 조건이다. 센터는 건축학과 교수님의 자문을 받아 디자인을 해 경관 심의까지 받았고, 2021년에는 경주시 건축상 우수상까지 수상했다.
이곳은 많은 이들의 손이 모여 꾸려지고 있었다. 본청에 있는 축산과 동물보호팀, 미용전문사, 반려동물 지도 자격증이 있는 훈련사, 사양관리, 민원, 상담, 진료보조, 구조 등을 하는 직원들이 있으며, 관내에 동물병원을 운영하는 수의사도 평일 9시부터 3시까지 이곳에서 유기동물을 봐주고 있다.
“유기동물을 구조할 때 수의사가 있고 없고는 동물에게 큰 영향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 수의사들의 도움을 받고 있는게 감사할 따름”이라고 경주시청 축산과 동물보호팀 이선미 팀장은 말했다.
센터 내부
센터 내부
센터 내부
더 많은 유기동물이
새로운 삶을 살아갔으면
본 센터에는 최대 100마리의 동물들을 보호할 수 있다. 그러나 개소하자마자 수용 가능 동물 수를 초과해 많게는 최대 130여 마리까지 이곳에 머물렀다고 한다. 이따금씩 어미와 새끼가 함께 구조되면서 금세 보호 동물 수가 늘어나서이다. 구조되는 동물들은 대부분 개나 고양이다. 토끼와 꽃사슴이 한 마리씩 들어오기도 했는데, 토끼는 분양이 되었고, 꽃사슴은 안타깝게도 자연사했다고 한다.
먼저 경주시에 유기유실동물이 발생하면 신고를 받아 구조를 한다. 이후 구조한 동물에게 인식칩이 있는지 확인 후 발견되면 보호자에게 돌려보낸다. 인식칩이 없는 경우에는 농림식품부에서 운영하는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 등록을 해 보호자를 찾을 수 있도록 한다. 10일 안에 보호자가 나타나 원래의 보금자리로 돌아가면 가장 좋지만, 나타나지 않으면 유기동물은 지자체의 소유가 된다. 이후에는 센터에서 유기동물들을 잘 보살펴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도록 돕는다.
유기동물을 입양할 때 당장 집으로 데려가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여러 번 방문해 내 가족이 될 동물과 교감을 한 뒤 결정하는 것이 좋다. 마음의 결정이 내려지면 센터에서 필요 서류를 작성하고 집으로 데려가면 된다. 만약 한 동물에 여러 보호자가 입양 의사를 내비치면 경주시에서 위촉한 동물보호감시원과 동물보호명예감시원이 심사를 하여 보호자를 정하게 되어 있다.
동물
동물
동물
동물
센터 직원들 모두가
합심하여 만든 기적
전단지
예약방문가능시간(사전예약 필수)
평일 11:00~16:00
주말 11:00~15:00
전국 보호소의 입양률은 평균 25% 정도다. 그에 반해 이곳의 입양률은 42% 정도로 높다. 앞서 말했던 동물보호관리시스템과 인식칩을 통해 원래의 집으로 돌아갈 확률은 고작 8~9% 뿐이다. 이외 유기동물들의 새 삶은 전적으로 센터 직원들의 노력으로 이루어진다. 길거리 생활을 하던 동물들이기에 건강을 챙기고 보살피는 것은 물론이고 어미와 떨어진 어린 동물들을 위해 인공포육을 해야 할 때도 있다.
여러 동물들이 이곳을 거쳐 갔으니 기억나는 일도 많다고 한다. 이 팀장은 문무대왕면 모 해수욕장에서 구조한 불도그 암수 두 마리를 언급했다. 생후 1년 정도 된 불도그 암수 한 쌍을 관광객이 버리고 간 것이었다. 다행히 센터에서 구조를 하였는데, 처음 건강 상태는 많이 안 좋았다고 한다. 그런 불도그를 센터에서 잘 보살펴 두 마리 모두 새로운 주인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또 다른 직원은 막 태어난 강아지 네 마리를 인공포육했던 일을 떠올렸다. 어미는 임신한 채로 구조되었다가 출산하였는데, 많은 관심과 사랑 덕분에 성격이 온순하고 살가워졌다. 너무 어려 사람이 살려내기에는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출산한 후 제 새끼처럼 구조된 다른 아기 강아지도 함께 키웠고 자라서 입양까지 가게 됐다.
센터의 직원들이 모두 한 입으로 당부하는 것이 있다. 많은 관심을 가지되 섣부른 방문은 하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이따금씩 펫샵에 온 것처럼 구경하고, 건강하고 예쁜 동물들만 찾는 이들이 있다는 것. 또 몸과 마음이 아픈 동물들도 넓은 마음으로 보듬어달라고 덧붙였다.
경주동물사랑보호센터는 이제 새로운 여정을 시작했다. 모두가 가지는 따뜻한 관심이 앞으로 경주를 사람도, 동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줄 것이다.
놀이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