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gyeonju

이 가을의 문턱에 경주에서 지낸 지난 10여일은 무척 행복했습니다.

어느 시립극단에 오랫동안 몸 담으며 한국 국공립극단의 발전과 페스티벌을 갈망했던 저로서는 이번에 경주에서 1회 페스티벌을 볼 수 있다는 기쁨과, 존경하는 이애자 지부장님과 나의 소중한 친구 이금수예술감독과 그리운 친구들의 사랑, 경주의 연극 후배들의 깊은 정이 그리워 소식을 들은 즉시로 경주로 달려갔습니다.

그러나 막상 경주에 도착해서 새로 개관한 경주 문화예술의 전당을 보며 몇 가지 걱정으로 솔직히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이렇게 큰 극장을 하루도 아니고 며칠씩 어떻게 채울 수 있을 것인지....
평소 경주 시립극단의 활약과 작품 성향과 시민들의 시립극단 사랑을 알기에 진지하거나 무거운 작품들은 경주 관객들에게 생소할 것이기에 관람태도가 걱정되었고, 도심권 인구가 상대적으로 적은 경주에서 10일 동안 관객이 얼마나 될 것인지.....그러나 이런 것들은 모두 기우였습니다.

매 공연 극장을 가득 메워 연 인원 7,000명이 넘는 관람객 숫자를 기록했으며
관객들의 관극태도와 매너 또한 훌륭했기에 참가극단의 모든 관계자들이 하나같이 감사하고 부러워했습니다. 매우 진지하게 관극하시며 배우와 호흡을 함께 하셨기에 배우들에게 필요한 반응들을 즉각 보여 주셨고, 극장에 입장한 관객중 공연 중 부득이 한 사정으로 객석에서 밖으로 나올 때는 조명이 꺼진 다음에 움직이는 매너, 자신의 핸드폰을 끄시면서 옆 사람의 핸드폰이 꺼졌는지 확인하시는 분도 계셨고....

이번 제 1회 국공립극단 연극 페스티발이 성공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이애자 지부장과 경주시립극단의 이금수 상임연출을 중심으로 한 경주 시립극단원들의 집념과 열정, 경주 시장님을 비롯한 관계공무원들과 공연장 관계자들의 진취적인 발상과 사명감, 시민들의 연극을 사랑하며 즐기려는 마음이 삼위일체가 되어 철저히 준비하고 있었으니 성공은 당연한 결과였겠습니다만, 일회성으로 그칠 수도 있으리라는 불안함은 이 글을 쓰면서도 떨칠 수 가 없습니다.

모쪼록 1000년의 역사와 전통과 문화가 살아 있는 경주에 상징성이 있는 국 공립극단 협의체의 연극페스티발이 더 해져서, 더욱 다양성을 띈 품격이 높은, 새로운 경주가 되길 빌어 봅니다.

관계되신 모든 분들, 수고하셨습니다.
경주 시민 여러분,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성공적인 개최를 축하드리며 축하의 박수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