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gyeonju

저는 동국대학교 재학생입니다.
오늘 겪었던 가슴 따뜻한, 또 너무나도 감사한 이야기를 하려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도서관에 갔다가 볼일을 보러 이동하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한 30분가량 기다려도 기다리는 버스가 오지 않아, 슬슬 짜증이 나려던 차에 원하던 버스가 왔고, 얼른 버스에 올라탔습니다. 가방에서 소지품을 찾던 중, 지갑이 없어진 것을 알고, 생각해보니 그 버스정류장 의자 위에 지갑을 두고 버스를 탔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등에서 순간 소름이 돋고 가슴이 쿵 하고내려 앉았습니다.

이미 버스를 탄 지는 약 20분 정도 되었고, 그 지갑엔 핸드폰 요금과, 밀린 세금을 내기위해 뽑아둔 현금 28만원 가량이 들어있었던 터라 더 맘 졸였습니다.
허겁지겁 다시 버스를 타고 도착해서 확인을 해봤지만 역시나 지갑은 없더군요...
혹시나 해서 주변의 논두렁과 틈새 구석 구석을 다 뒤져보아도 없었습니다...현금으로 30만원 가량 들어있는 지갑을 주운다면... 대부분 현금은 쓱 가지고 지갑은 버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거운 마음으로 한참을 버스정류장과 그 근처를 찾아보았으나, 지갑은 찾지 못하였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동국대 경비실과 학생 서비스 센터에 분실물로 지갑이 들어왔는지 물어 보았지만 역시나 없었습니다.

자취를 하는 학생이기 때문에, 넉넉한 돈을 가진 형편도 아니었고, 밀린 세금을 내기 위해 뽑아 놓은 돈이었는데 한 순간의 실수로 큰 돈을 잃어버렸다는 생각에 부주의한 행동을 끊임없이 자책했습니다.

망연자실한 마음으로, 경찰서에 분실신고를 하고 돌아와 카드를 중지시키고 있는데 핸드폰으로 모르는 전화번호가 하나 떴습니다.
받아보니, 동국대 학생 서비스 센터에서 분실된 지갑을 주우신 분께서 학생증을 보시고, 전화가 와서 연락을 했다는 아주 반가운 전화였습니다.
아..... 그 때의 기분이란....

그분의 핸드폰 번호를 받고, 어떤 고마우신 분일까 떨리는 마음으로 전화를 했습니다.
굵고 목소리 좋으신 남자분이 받으셨는데, 충효동에 계신다고 하셔서 제가 그곳으로 얼른 가겠습니다. 라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감사하게도 제가 살고 있는 성건동까지 직접 와 주신다고 하였고, 결국 이렇게 현금 28만원과 다른 기타 카드와 신분증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지갑을 받고 이 글을 씁니다.

지갑 찾은 이야기를 왜 경주시청 칭찬합니다 에 올리는지 의문점을 가지셨죠? ㅎㅎㅎ
제 지갑을 찾아주신 분은 다름아닌 경주시 환경미화원분이셨습니다.
처음 제가 잃어버리기 바로 전 그대로의 지갑을 주시며 쑥스럽게 웃으시던 환경미화원분 얼굴이 지금도 눈 앞에 생생합니다. 지갑을 찾아주는게 당연한건데 과분하게 감사를 받는다고 말씀하시던 분이셨는데, 저는 정말로 가슴 깊이 감사드립니다.
아무리 뉴스에 흉흉한 소식들이 많이 들리고, 서로 못믿는 세상이라지만, 이렇게 양심적으로 또 친절하게 베풀어 주시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아직 세상은 아름답다고 감히 말하고 싶네요^^

더운날에도 열심히 일하시는 환경미화원 및 공무원분들 수고 많으시고 감사합니다^^
이제 휴가철이면 길거리에 마구잡이로 버려진 쓰레기들 때문에 많이 힘드실텐데, 저부터도 양심을 길거리에 버리는 일은 하지 않고, 또 착한 일도 많이 베풀어야 겠습니다.
늘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묵묵히 애써주시는 환경미화원분들 모두모두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