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문화관광

물오름달 열닷새의 첫 행선지는 경주 성동시장이다. 중심이 되는 미션 장소인 경주읍성과 도보로 5분 정도의 거리에 떨어져 있는 경주의 전통시장이다. 고속버스터미널 인근의 중앙시장과 함께 경주 최대의 전통시장 중 한곳으로, 1971년부터 지금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상설시장이다. 특히 성동시장은 먹거리 골목이 인기를 끈다. 우엉 김밥, 떡볶이, 튀김 등 골목 가득 고소함이 퍼지는 분식 거리가 유명하다. 그와 함께 저렴한 가격으로 가정식 백반을 푸짐하게 맛볼 수 있는 한식 뷔페촌도 많이 찾는다.

경주읍성은 고려시대 처음 축조된 것으로 전해지는 성곽이다.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경주의 행정, 군사적 기능을 담당한 중심부였다. 경주읍성은 성곽 둘레가 2km가 넘었고 성내로 통하는 사대문이 동서남북 방향으로 각각 내어져 있었다고 전한다. 사대문과 성벽 대부분은 소실되고 동쪽에 100여 미터 정도의 성벽만이 남아 있었다. 최근 남아 있던 동쪽 성벽을 중심으로 복원이 시작되어 동쪽 성벽, 옹성, 동문인 향일문 등이 복원되었다. 야간 경관 조명도 설치되어 경주의 새로운 야경명소로 떠오른다.

조선 태조 이성계의 초상화, 즉 어진을 봉안하기 위해 지은 전각인 집경전이 있던 곳이다. 태종 10년에 경주와 전주, 평양에 태조의 어진을 모실 전각을 짓고 어용전이라 불렀다. 집경전이라는 이름은 세종 때부터 고쳐 부른 것이다. 경주 집경전은 임진왜란 때 불타 소실되었고, 건물의 석축과 정조 때 세운 집경전구기 비석이 경주읍성 인근에 남아 있다.

경주읍성과 경주문화원 사이에 주변과 어울리지 않는 분위기의 건물이 하나 보인다. 1925년 경 지어진 구 야마구찌병원 건물이다. 현재는 경주경찰서 부속 화랑수련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유럽 양식의 고풍스러운 느낌이 묻어나는 건축물로 근현대 건축기법의 과도기적 모습을 보여주는 근대문화유산 중 하나다. 이곳에 얽힌 하나의 이야기가 있다. 야마구찌 병원에 근무했던 일본인 의사 다나카 도시노부가 골동품상에서 구입하여 일본으로 반출하였다가 다시 찾은 유물이 있다. 우리에게 신라의 미소로 익히 알려진 기와 유물, 경주 얼굴무늬 수막새이다.

경주법원 뒤편에 고즈넉한 한옥 건물이 자리한다. 조선시대에 관아로 쓰였던 건물이고, 현재의 국립경주박물관이 지어지기 전 경주박물관이기도 했던 곳이다. 현재는 경주문화원의 일부이다. 이곳에는 성덕대왕 신종이 걸려 있던 종각이 남아 있고, 관아 건물은 경주읍성 일대의 역사를 살필 수 있는 향토사료관으로 활용된다. 사료관 뒤에는 수령 500년에 달하는 보호수 동부동 은행나무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경주문화원과 멀지 않은 곳에 이국적인 풍채의 서경사를 만난다. 이 건물은 일제강점기 우리나라에 들어온 일본 불교 정토진종을 포교하기 위해 지은 불교 건축물이다. 건물은 한눈에 보아도 우리나라의 건축양식과는 다른 모습이다. 지붕은 팔작지붕 형태인데 건물에서 지붕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지붕면이 훤히 드러나 한국의 전통 목조건물과는 매우 다르다. 당대의 시대상을 엿볼 수 있는 건축물로 지난 2006년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

1919년 3월 1일, 일제 치하에 맞선 만세운동은 전국으로 퍼져 나갔다. 독립을 염원하는 바람은 3월 15일, 물오름달 열닷새에 경주에 당도했다. 장터가 열리던 봉황대 앞에서 경주 시민들은 목 터져라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다. 그 역사의 현장 봉황대의 오늘은 한 없이 고요하고 평화롭다. 노거수 11그루가 거대한 고분 위에 역사의 산 증인으로 묵묵히 세월을 보내는 중이다. 단일 고분으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고분 봉황대는 선조들의 피, 땀, 눈물 덕에 오늘날 사랑받는 휴식 장소이면서 야외 상설 음악 공연과 축제로 들썩이는 행복한 공간이 되었다.

화랑마을의 주제 전시관으로 신라 성곽의 모양을 본 떠 지은 독특한 외관이 눈에 띈다. 화랑의 출발부터 신라 역사 속 화랑의 발자취를 따라 전시 콘텐츠가 구성되어 있다. 화랑의 맹세와 정신이 새겨진 임신서기석의 모형 전시를 비롯해 주령구 , 신라악기, 처용무 등 놀이로 배우는 체험 콘텐츠, 화랑의상 체험 공간 등을 관람동선을 따라 만난다. 전시관 1층의 죽지랑관에서는 진덕여왕 때 김유신과 함께 전투에 나가 공을 세운 화랑 죽지랑의 어린 시절 수련 모습과 도살성 전투 장면을 3D입체 영상으로 만날 수 있다.

선덕공원은 화랑전시관에서 풍월정으로 오르는 길에 만날 수 있는 소공원으로, 거닐기 좋은 산책로와 쉼터 등이 마련되어 있다. 선덕공원에서 보는 화랑전시관의 전경이 멋스럽다. 특히 봄에는 선덕공원 언덕이 영산홍과 철쭉으로 뒤덮여 아름다운 풍광을 선사한다.

화랑도를 이끄는 우두머리를 일컫는 화랑을 달리 부르는 말이 풍월주이다. 풍월주에서 이름을 따온 정자 풍월정에서는 경주 시가지의 전망을 담을 수 있다. 풍월정 앞에는 임신서기석을 재현한 비석이 자리한다. 임신서기석은 1934년 현곡면 금장리 석장사의 터 인근에서 발견된 돌이다. 신라의 두 화랑이 학업에 정진하고 충효를 실천할 것을 맹세하는 내용을 새겼다. 실제 임신서기석은 국립경주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다.

화랑마을 야외 운동장인 어울마당 아래에 자리한 상인암 전시관은 김유신 장군을 주제로 한 테마 전시관이다. 김유신이 수련을 하다가 칼로 바위를 갈랐다고 전해지는 단석산 정상부의 석굴사원 ‘상인암’을 배경으로 한다. 김유신의 탄생과 성장, 삼국통일의 주역이 되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흥미로운 전시로 구성했다.

수의지 폭포는 화랑마을에서 가장 사진 찍기 좋은 포인트 중 한곳이다. 단석산 자락 아래 저수지 ‘수의지’의 이름을 딴 연못과 인공폭포, 수변 데크 산책로 등이 조성되어 있다. 인공폭포 아래에 동굴 통로가 내어져 있는데 이 동굴 중앙에 창문과 같이 뚫린 공간이 있다. 이곳이 최근 SNS상에서 화랑마을 포토존으로 주목을 받았다. 인공폭포가 떨어지지 않을 때에 사진을 담는 것을 추천한다. 가동시간이 정해져 있으니 시간을 미리 확인하고 포토존을 찾아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