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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수도 찾은 한국의 소림사,
그 신비함에 압도되다
골굴사를 찾아서
글 글 _ 황수연
사진 사진 _ 전재만, 김성윤, 한국관광공사, 문화재청
경주시의 토함산의 이웃산인 함월산, 그곳에는 한국의 소림사라 표현되는 골굴사가 있다.
높은 바위에 신비롭게 자리잡은 골굴사는 기림사의 사적기에 의하면
약 1500년 전 인도에서 건너온 광유성인 일행이 함월산에 정착하며 골굴사와 기림사를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인도의 사원양식을 따른 독특한 석굴사원인 골굴사는 승려들의 무술인 선무도 수련장으로도 이름높다.
함월산 불교 유적지 중 가장 오랜 역사를 품은 절, 골굴사를 찾아가보았다.
절도있는 움직임 속에 마음의 평화를 찾는 선무도
절이라고 하면 그저 조용하게 수양을 하는 곳으로 생각하지만 골굴사는 다르다. 자이언트 펭TV의 펭수가 열심히 무술을 수련했던 곳이 바로 골굴사이며, 우아하면서도 절도있는 동작이 돋보이는 ‘선무도’를 수련할 수 있는 한국의 소림사다. 선무도는 1960년대에 출발했다. 현재 선무도는 국내 대학 및 골굴사에 교양과목으로 개설되어 있으며, 사단법인 세계선무도협회도 설립되어 있다.그래서 골굴사는 국내 관광객은 물론 외국인들이 도를 닦기 위해 많이들 찾는다. 골굴사 대적광전 앞에서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후 3시부터 시범이 펼쳐진다. 최근 골굴사는 유튜브 채널을 활용하여 선무도를 알리고 있다.
선무도
선무도
숙련된 스님의 선무도 시연장면
국내 관광객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의 눈길을 모으고 있다.
펭수
펭수
자이언트 펭TV의 펭수도 골굴사에서 직접 무술을 수련하기도 했다.
출처 | 자이언트 펭TV유튜브 캡쳐
청정자연 속 자신을 보다, 골굴사 템플스테이
다른 절의 템플스테이처럼 그저 고요하게 참선만 한다면 골굴사가 아니다. 골굴사의 템플스테이는 체험형과 휴식형의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고 참여자는 이 중 원하는 활동을 선택할 수 있다. 국궁과 승마, 그리고 함께 일을 하는 운력까지 선택할 수 있는 체험형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물론 휴식형도 좋다. 깔끔한 숙식 및 참선 공간과 깨끗한 지하암반수가 제공되어 마음이 번잡한 사람에게는 안성맞춤이다.
템플스테이
골굴사누리집
골굴사의 마스코트, ‘동아보살’
임도길을 따라가는 길 중간에 포대화상과 개 동상이 나란히 자리 잡고 있다. 뜬금없는 개 동상의 등장에 당황스러울 수 있으나, 사실 이 개는 ‘동아보살’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국에도 소개되었던 골굴사의 마스코트다. 동아보살이 처음 TV에 등장했던 건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 프로그램이었다. 새벽 4시만 되면 일어나 법당에서 방석을 차지하고 앉아 새벽예불을 드리는 개로 소개되어 화제가 되었다. 지금은 생이 다해 이 땅에 없지만 골굴사 주지 설적운이 동아보살상 옆에 쓴 글을 보면 뭉클해온다.
‘동아보살’
강아지 때부터 새벽예불을 대중들과 함께했으며
모든 행이 예사롭지 않았으며 여느 개 답지 않게
살생을 하지 않았다. 만년에 치매와 중풍으로 거동이
불편하였으나 죽는 날 아침까지 새벽예불에 참석했다.
매년 음력 2월 15일을 동아의 기제사일로 정했다.
모든 불자들은 그를 동아보살이라 불렀다.
이렇듯 골굴사는 사람은 물론이고 온 생명을 품어주는 넉넉한 품을 가진 절이다.
사람들의 간절한 마음이 모인 기도처
골굴사 계단을 더 오르다보면 암벽 중간중간에 움푹하게 만들어진 공간이 시선을 잡는다. 동굴형태의 기도처들로 신중단과 지장굴이라고 한다. 암벽에 자연적으로 생긴 동굴 모양의 형태로 만들어진 것이 독특하다.
기도처
천년의 신비가 담긴 곳, 관음굴 법당
잠시 한숨을 돌리고 아래를 내려다보면 관음굴 법당이 눈에 들어온다. 관음굴 법당은 골굴사의 12처 석궁 중 가장 넓은 굴법당으로 관세음보살을 주불로 모신다고 한다. 전설에 의하면 이 굴법당에서 잠을 자고 나면 아픈 것이 싹 날아가고 생기를 돌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그 전설처럼 실제로 법당에서 좌선을 할 때면 청량함을 느낄 수 있다.
관음굴 법당
우리나라의 보물, 신비로운 미소의 마애여래좌상
마애여래좌상
함월산 높은 곳 특히 봄과 여름에는 푸르름에 잠겨
깊은 명상을 하는 듯한 골굴사의 여래상은 보물581호로 지정되어 있다.
한국에서는 보기 드문 인도식 석굴 사원으로 독특한 분위기가 발길을 멈추게 한다.
가장 꼭대기 석굴에는 보물581호로 지정된 ‘경주 골굴암 마애여래좌상’이 모셔져 있다. 부처님의 온화한 미소 앞, 기도를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평면적인 신체, 얇게 빚은 듯한 계단식의 옷주름 등으로 보아 통일신라 후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은 세월의 흔적을 따라 일부가 손상되었으나 그 위엄은 여전히 건재하다. 마애여래좌상 앞에서 골굴사의 풍경을 바라보다보면 어느새 마음의 평화가 찾아온다.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산 능선을 바라보다보면 느껴지는 신비로움에 눈을 뗄 수가 없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