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이 빛나는 밤
꽃에 향기 대신
한 줄기 빛을 심다
경주 빛누리정원
글 글 _ 오미령     사진 사진 _ 박형준
빛누리의 '누리'는 순우리말로 '세상'을 뜻한다.
이에 빛누리정원은 두 가지 의미로 해석해볼 수 있겠다.
'빛나는 세상의 정원' 혹은 '세상을 빛내는 정원',
해가 저문 밤에도 아름다운 색의 불빛을 자랑하며 피어있는 꽃들을 만나러 떠나보자.
하루의 끝을 장식하다
경주가 역사와 문화의 도시라고 해서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는 유적지만 가득한 곳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최근 들어 경주에도 젊은 세대들이 선호하는 다양한 명소가 생겨나고 있기 때문. 사람들은 자신의 취향에 맞는 식당이나 카페를 찾아가 그곳에서 낮 시간을 보내고 밤에는 화려한 불빛에 둘러싸인 명소를 거닐며 경주에서의 하루를 마무리한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21일부터 불을 밝힌 ‘경주 빛누리정원’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경주시와 한국수력원자력은 경주 시민들이 즐겨 찾는 황성공원 한중우호의 숲 인근에 국내 최대 규모의 야외 LED 조명시설을 설치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경주의 대표기업으로 경주 시민을 위해 안심 가로등 설치, 지역아동센터와 사회복지시설 지원,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예방 물품과 의료방호용품 지원, 성금 후원 등 다양한 사회공헌사업을 시행해왔다.
그리고 이번에는 경주 시민들에게 야간에도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사업을 진행하게 된 것.
빛누리정원에는 LED 장미와 수국 26,185송이가 설치되어 있고, 그 꽃들의 중심에는 신라 불교 문화의 상징인 거대한 연꽃 조형물이 자리하고 있다. 전체 디자인은 우리 전통기와 수막새의 연꽃 모양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여기에 경주 8색을 기본으로 한 조명 연출과 분위기 있는 음악이 더해져 그야말로 절경을 이루고 있다.
경주 빛누리정원
경주 8색이란?
화랑적색 적 기쁨, 정열, 멈추지 않는 혁신
신라화랑의 뜨거운 조국애와 피 끓는 열정을 상징
불국홍색 홍 열정과 긍정적 삶의 에너지
우리 삶의 터전 경주 사랑의 원천인 어머니의 자애로움을 상징
서라벌황색 황 영원히 변치 않는 진리, 세계의 중심
세상의 한복판, 세계문화 중심도시 천년 수도 경주를 상징
남산녹색 녹 평화, 영원한 젊음, 생명력
남산의 사철 푸른 소나무 숲처럼 경주인의 변하지 않는 청년 정신을 상징
동해청색 청 자유, 무한, 지혜로움
역사가 흐르는 남천의 맑은 물처럼 끝없이 샘솟는 지혜의 도시 경주를 상징
나라 사랑과 애민정신이 숨 쉬는 문무왕 수중릉의 동해바다 상징
첨성자색 자 사랑, 고귀함, 북극성(자미성)
올곧은 진리를 읽고자 하는 첨성대의 정신을 상징
금관금색 금 변하지 않는 진리, 왕의 색
황금의 나라 신라(금관)를 상징
삼국흑색 흑 절대왕조의 권위이자 북쪽을 가리키는 색
신라의 삼국통일을 상징하고 새로운 민족문화의 창달을 상징
이 밤의 끝을 잡고
빛누리정원의 개장 소식은 SNS를 통해 빠르게 퍼지면서 사진 찍기 좋은 장소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래서일까. 경주 시민뿐만 아니라, 전국의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빛누리정원에 방문한 사람들은 서로의 사진을 찍어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LED 꽃밭 사이를 걸을 수 있도록 산책로도 조성되어 있다고. 앞으로 빛누리정원에는 장미터널, 포토존 등이 추가로 설치되어 시민들에게 더 많은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더불어 지역 주민들은 코로나19 이후 상권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많은 관광객들의 방문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주 빛누리정원에 환하게 밝혀진 LED 꽃밭 산책은 어딘가 다른 세상에 온 듯한 착각을 줄지도 모른다. 길었던 하루의 마침표를 찍기 좋은 장소, 사랑하는 이들과 빛누리정원을 걸어보는 건 어떨까.
이 밤의 끝을 잡고1
이 밤의 끝을 잡고2
경주 빛누리정원
위치 | 경북 경주시 황성동 994-1
점등시간 | 일몰 시~2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