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시대에는 ‘솔거’라는 화가가 있었다. 활동 시기에 대해서는 학계의 논란이 있지만, 보통은 통일신라 때의 인물로 추정된다. 솔거의 주요작품은 <노송도>와 <관음보살상>이 있으며, 특히 황룡사 벽에 그린 <노송도>에는 새들이 앉으려다 부딪혀 떨어졌다는 일화도 있다. 안타까운 점은 솔거의 화풍이나 그림이 남아있지 않기 때문에 고서에 언급된 내용을 바탕으로 추정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솔거’의 이름을 딴 미술관이 경주엑스포대공원 안에 있다. 경주타워에서 나와 뒤쪽으로 올라가면 여러 미술품들이 미술관으로 가는 길을 안내해준다. 이제 막 푸른 잎을 펼치고 그늘을 만들어주는 나무들 덕에 오르막을 오르는 것도 그리 힘들지 않다. 서둘러 발걸음을 재촉하기보다는 주변의 풍경을 구경하며 산책하듯이 둘레길을 걸으며 솔거미술관으로 향해보자.
솔거미술관은 2008년 한국화의 거장인 소산 박대성 화백이 작품 기증 의사를 밝히면서 건립이 추진되었다. 이후 2012년 경주엑스포대공원 내 아평지 연못가에 둥지를 틀었다. 2015년 8월에 문을 열어 경주시민들은 물론이고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의 감성을 충만하게 만들어주는 곳이다.
소산 박대성은 수묵으로 독자적 예술세계를 구축한 화가이다. 현재 그의 작품은 ‘원융무애’라는 이름으로 전시중이며, 한국화 42점, 서예 7점을 만나볼 수 있다. 수묵화의 색상은 화려하지 않지만 한참 바라보게 만드는 깊이가 있다. 솔거미술관은 건립 이후 꾸준히 사랑을 받은 미술관이지만, 최근 BTS의 RM이 방문하여 그 인기가 더 높아졌다.
여행을 하며 이따금씩 피로감이 몰려올 때가 있다. 정신없이 관광지를 누비고 돌아다니면서 얻는 즐거움도 크지만, 그 여정 중에도 쉴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솔거미술관에서 천천히 미술품을 관람하고 근처의 둘레길을 걷는다면 다시 여행을 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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