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빛 물결이 아름다운
황룡사지 청보리밭
고즈넉한 분황사에서 마음의 휴식과 평안을 얻었다면, 이제 청보리밭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청보리 밭은 분황사와 황룡사지로 가는 길에 있다.
청보리는 바람이 불 때마다 그 방향에 따라 몸을 맡겼다. 이런 청보리의 모습을 보면 흐드러지게 핀 꽃과는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저 멀리까지 펼쳐진 청보리의 향연이 마음을 따사롭고 풍요롭게 했다.
유적과 청보리가 어우러진
경주만의 색다른 매력
이곳 분황사와 황룡사지 사이의 청보리는 봄부터 여름까지 특유의 매력을 뽐낸다. 처음에는 새싹처럼 푸릇푸릇하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노르스름한 황금빛으로 서서히 물든다.
전국 여러 곳에 청보리밭이 자리하고 있지만, 경주의 청보리밭은 다른 곳과는 차별화된 매력이 있었다. 바로 청보리밭 중간에 당간지주가 굳건히 자리했다는 점이다. 사찰에서는 의례나 행사가 열리면 깃발을 높이 달았는데, 깃을 당, 깃대를 당간이라고 했다. 긴 당간이 흔들리지 않도록 지지하는 것이 이 당간지주이다. 보통 당간지주는 절의 입구에 세워졌다고 한다.
이곳의 당간지주는 남쪽으로 황룡사지, 북쪽으로 분황사 사이에 자리 잡고 있는데, 분황사로부터 50m 지점에 위치해있어 분황사 소속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푸르른 청보리밭 위에 우뚝 솟은 돌기둥 두 개. 어떻게 보면 별 것 아니라고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신라시대부터 지금까지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당간지주를 보니 이곳을 지키는 수호신처럼 보이기도 했다.
해가 지는 찰나의 순간,
청보리가 황금빛으로
멀리서 보면 청보리가 빼곡하게 심어져 있지만, 중간 중간 걸을 수 있는 길이 나 있어 걷기에 참 좋았다. 가끔은 흙길을, 가끔은 돌길을 걸으며 넓은 청보리밭 사이를 걸으면 일상의 시름이나 걱정 같은 것들이 날아가는 것만 같았다.
해가 지는 청보리밭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했다. 석양의 빛을 받은 청보리밭은 황홀한 황금빛으로 물들었다. 노을의 빛을 흠뻑 머금어 바람결을 따라 흔들리는 것이 장관이었다. 그러나 그 시간을 길지 않았다.
태양이 산 너머로 모습을 숨기면, 다시금 고요가 청보리밭에 찾아들고, 하릴없이 멈추었던 걸음을 다시금 옮겼다.
황룡사지 청보리밭
이용 시간 | |
상시 이용
*분황사 주차장 이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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