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함이 유일함으로
네가 알던
경주만 있는 게 아니야!
청춘들이 만들어가는
새로운 경주
글 글 _ 박소희
사진 사진 _ 박형준
경주의 매력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고즈넉한 도시? 오랜 역사가 숨 쉬는 곳?
경주는 기발한 아이디어와 뛰어난 재능으로 똘똘 뭉친 청년들의 열정 가득한 활기찬 도시이기도 하다.
이 중심에는 청년 크리에이터 ‘마카모디’가 있다.
보물을 찾아내듯 경주의 숨은 매력을 찾고,
그 매력을 널리 알리며 NEW 경주를 만들어가고 있는 마카모디를 소개한다.
모두 모여라, 마카모디
평소에는 한가한 어촌마을이지만, 주말에는 바다를 찾아온 피서객들과 낚시를 하러 오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감포. 이곳의 한 골목에는 옛날의 추억을 회상할 수 있는 이색 카페가 자리 잡고 있다. 바로 ‘감포1925’. 여기서 마카모디의 강미나 대표를 만날 수 있었다.
강미나 대표
“반갑습니다. 지역민들이 가지고 있는 재능이나 고민을 로컬 콘텐츠로 만들어낸다는 주제로 활동하고 있는 마카모디의 대표 강미나입니다.”
경상도 사투리로 ‘모두 모여라’라는 뜻의 마카모디는 경주의 청년들과 지역민들이 모여 다양한 콘텐츠를 만드는 로컬 콘텐츠 제작소다. 이들은 본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 가장 잘하는 것을 활용한다. 그리고 그것을 로컬마켓, 전시회, 공간기획 등 프로젝트로 확장시키며 경주에 활력을 채워가고 있다.
옛 건물과 새로움이 공존하는
유일한 공간으로
이날 방문했던 ‘감포1925’ 역시 마카모디의 콘텐츠 중 하나이다. 원래 감포1925는 100년 정도 된 목욕탕 건물로, 리모델링을 통해 카페로 탈바꿈한 아카이브 공간이다. 곳곳에는 본래 목욕탕에 있던 굴뚝, 탕, 수납장 등 세월의 흔적들이 묻어 있으면서도 새로움이 공존한다. 마카모디는 감포의 골칫덩어리 같았던 오래된 목욕탕 건물을 그 어디에도 없는 유니크한 카페로 만들어낸 것이다.
강미나 대표는 ‘감포1925’에 대해 추억을 회상할 수 있는 곳이자 새로운 체험을 할 수 있는 장소라고 소개한다.
“‘감포1925’가 있던 목욕탕은 원래 30년 전까지만 해도 운영했던 작은 목욕탕이었어요. 옛날에 이 목욕탕에 다니던 손님이 와서는 ‘여기 탕이 이렇게 작았단 말이야?, 옷장은 그대로 있네!’라며 감탄하고 가셨죠. ‘감포1925’는 그분들에게 추억을 재생시켜 줄 수 있는 곳이에요. 그리고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목욕탕이라는 공간 자체를 경험해보지 못한 어린 세대가 있더라고요. 그런 아이들에게 새로운 체험이 되기도 하죠.”
‘감포1925’는 옛 모습을 유지한, 하나밖에 없는 곳이다. 그렇기에 더욱 특별할 수밖에 없다. 마카모디의 아이디어에서 유일한 공간이 만들어진 것이다.
1925감포
위치 | 경북 경주시 감포읍 감포안길 15
영업 | 10:30~18:30 매주 수요일 휴무
'감포1925' 내부
'감포1925' 내부
'감포1925' 내부
'감포1925' 내부
자신의 재능을 그려가는 마카모디
강미나 대표는 경주에서 태어나고 자란 청년이다. 그런 그녀에게 경주는 처음부터 특별한 곳이 아닌, 그저 재미없고 답답한 곳이었다. 그럼에도 결국 자리 잡은 곳은 고향, 경주. 강미나 대표는 경주를 ‘새하얀 도화지’ 같은 곳이라고 전한다.
“원래 경주는 청년들이 뭔가를 할 수 있는 ‘장’이 없었어요. 정말 심심한 도시죠. 많은 문화 유적지가 있지만 그건 관광을 위한 용도고, 지역에 사는 우리 청년들이 즐길 것들이 부족했죠. 마치 하얀 도화지처럼 말이에요. 아무것도 없었기에 같이 해볼 수 있던 게 많은 곳이었고, ‘마카모디’를 결성했을 때 무엇이든 그려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과거 '감포1925'
과거 '감포1925'
과거 '감포1925'
과거 '감포1925'
과거 '감포1925'
마카모디의 시초는 생산자 마켓(플리마켓)이다. 그리고 이는 마카모디의 대표 활동이기도 하다. 생산자 마켓은 생산자가 각자 좋아하는 것들을 지역 소비자들에게 소개하고 나누는 시장이자 지역민과 청년들이 함께하는 하나의 축제다.
“처음 생산자 마켓은 각자 좋아하는 걸 가지고 만나기 위해 시작했어요. 나의 이야기가 담긴, 직접 만든,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작품만을 판매할 수 있고요. 이게 성공할까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았어요. 그래도 우리들만의 매력이 있으면 사람들이 모일 거라는 자신이 있었습니다.”
재능 있는 청년들은 생산자 마켓에 ‘물건 판매’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공유’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참여했다. 그리고 마카모디의 생산자 마켓의 성공은 여기에 있다. ‘자신의 재능을 뽐내고 꿈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커뮤니티의 장’말이다.
유니크한 경주를 만들어가
감포1925 직원
“마카모디의 콘텐츠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재능에서부터 시작돼요.”
‘감포1925’에 붙어 있는 다양한 포스터는 마카모디에서 활동하는 청년 디자이너가 그린 것이며, 이곳에서 파는 빵 역시 베이커리를 운영하던 마카모디 청년이 만든다. 생산자 마켓에서 판매하는 물건들도 청년들의 손에서 탄생한다. 그래서 마카모디의 활동에는 유일함이 있다.
우리는 낡은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찾는다. 그러나 낡은 것은 멀리서 보면 너무나 특별하고 소중한 것들이다. 경주에는 오래된 것들이 많다. 건물일 수도 있고 이야기일 수도 있다. 이를 특별한 것으로, 경주만의 것으로 바꿔갈 사람은 앞으로의 경주를 만들어갈 청년들뿐이다. 마카모디 역시 경주에서 오래된 무언가를 반짝이는 도시의 보물로 만들고자 한다.
즐거운 도시, 유니크한 경주를 만들기 위해 마카모디 청년들의 활동은 계속될 예정이다. 그저 따라가는 것이 아닌 특별하고 유일한 것들을 만들어가는 마카모디의 행보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