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시대 최대의 사찰인 황룡사가 자리 잡았던 터 황룡사지. 현재 이곳에는 황룡사가 있었다는 흔적만 알려주는 초석만이 남아있다. 눈으로 볼 수 없으니 그 규모가 얼마나 컸을지 짐작만 가능하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증강현실 기술을 접목하여 옛 황룡사의 모습을 구현한 ‘AR체험’을 통해 당시 모습을 생생하게 만나볼 수 있다. 먼저 ‘황룡사 중문과 남회랑 AR체험 라운지’에 방문하여 증강현실 체험이 가능한 태블릿PC를 대여한다.

AR체험으로 만날 수 있는 부분은 황룡사가 가장 크고 화려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신라 시기의 황룡사 중문과 남회랑이다. AR체험을 통해 만난 황룡사는 태블릿PC를 따라 좌우로 이리저리 훑어야 겨우 전체를 볼 수 있을 정도로 크고 아름다워 감탄이 절로 나온다. 건물 중앙에는 가로 26m, 높이 12m에 달하는 웅장한 ‘중문’이, 중문 양쪽으로는 272m에 달하는 단아하면서도 예스러운 복도식 통로인 남회랑이 배치되어 있다.

이곳에서의 AR체험은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다. 역사 속 황룡사를 볼 수 있다는 것을 넘어, 중문과 남회랑을 걷고 안팎을 넘나드는 생동감 넘치는 체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황룡사 주변으로는 현실 속의 잔디밭과 푸른 하늘이 펼쳐져 체험의 생생함은 배가 된다. 어떤 건축물보다 멋졌음에도 역사 속으로 사라진 황룡사. 이제 이곳에서 그때의 모습을 보고 느껴볼 수 있다. 아쉽게도 지금은 중문과 남회랑만 볼 수 있지만, 앞으로 새로운 연구 및 개발이 진행되면 9층 목탑을 비롯한 황룡사의 옛 모습을 더욱 실감 나게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