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지키는 소비
쓰레기 없는 세상을 위해
제로웨이스트 숍에 가다
글 글 _ 문소현   사진 사진 _ 박형준
옛 기찻길 근처에 위치한 작은 건물 2층에서 환경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곳은 바로 제로웨이스트 숍인 ‘숲을 공방’.
제로웨이스트 숍이란 버려진 물건을 재활용해 만든 물품이나 친환경 제품을 판매하는 가게다.
숲을 공방에 찾아가 권은선 사장으로부터 지구를 지키는 착한 소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어떤 것을 판매하고 있을까?
숲의 공방 대표
고소한 빵 냄새가 나는 작은 가게에 들어서면 다양한 제로웨이스트 제품들이 아기자기하게 진열된 것이 보인다. 우리밀로 만든 건강한 빵을 판매하는 느림보 상점을 함께 운영하고 있는 숲을 공방은 환경을 위한 소비를 실천하고 있다. 생활 속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를 최소화하는 사회운동인 제로웨이스트. 숲을 공방은 어떻게 실천하고 있을까.
우선 가게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세정도구들이 보인다. 이곳에서는 대나무로 만든 칫솔과 플라스틱을 업사이클링해 만든 칫솔을 판매한다. 자연 그대로의 수세미 열매를 가공해 만든 천연 수세미, 환경에 좋지 않은 유해 성분이 제거된 세제와 비누도 판매하고 있다. 세제는 통이나 용기에 담아서 판매하지 않고 고객들이 가져온 용기에 담아주는 ‘리필 스테이션’으로 운영된다. 플라스틱이 아닌 실리콘으로 만든 밀폐용기는 활용도도 높아 소비자들에게 추천하는 제품이다.
“제로웨이스트 제품이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는 시민들에게 이런 제품도 있다는 걸 소개하고 싶었어요. 제로웨이스트가 각광받고 있지만 아직 경주에는 제로웨이스트 제품을 접할 수 있는 곳이 많이 없거든요. 많은 사람들이 좀 더 쉽게 제로웨이스트 활동에 다가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가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밀로 만든 건 강한 빵
제로웨이스트 제품
실리콘으로 만든 밀폐용기
숲을 공방은 우리가 일상에서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비닐봉투 대신 천주머니를 직접 만들어 판매한다. 이 주머니는 매장에서 장바구니처럼 사용할 수 있고, 천주머니를 처음 사용해보는 사람들을 위해 대여도 하고 있다.
“가게를 운영하면서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것도 제일 중요하지만 저희 가게에 와서 최대한 비닐이나 종이봉투가 아닌 물건만 사갈 수 있도록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재활용할 수 있는 용기에 빵이나 물건을 담아갈 수 있게끔 천주머니를 만들어서 판매했죠. 재활용 용기를 사용하는 게 부끄럽지 않고 당연하게 여겨지는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우리밀로 만든 건 강한 빵
천주머니
지구를 위한 착한 소비란?
착한 소비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 환경과 사회에 미칠 영향까지 고려하여 구매하는 것이다. 탄소 발생을 줄이기 위해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작물을 사먹는 것, 리사이클링 제품을 사용하는 것 등이 착한 소비에 해당한다. 환경에 유해한 성분이 없는 친환경 제품을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를 최소화 하는 것이다.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면 그만큼 버려지는 쓰레기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숲을 공방에서는 꼭 구매하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물건을 판매하는 가게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문구지만 숲을 공방에서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로 통한다. 제품의 본질이 다 할 때까지 오래 사용하는 것이 제로웨이스트의 가장 큰 방법이다. 그렇기 때문에 ‘꼭 필요한 물건인지’, ‘이미 가지고 있는 물건인지’ 제품을 구매하기 전 한 번 더 생각함으로써 불필요한 소비를 막는다. 가게에서는 손님들에게 기증받은 안 쓰는 통이나 깨끗이 씻은 페트병에 세제를 담아갈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종종 팝업스토어를 열어 경주에서 농사짓는 분들의 신선하고 질 좋은 농작물들을 판매하고 있다.
“저는 불필요한 포장 없이 물건을 사고, 지역 거래를 통해 이동거리를 줄여 탄소 배출을 낮추고, 제품의 가격이 저렴해야 착한 소비라고 생각해요. 지역 거래를 이야기해 보자면 경주에도 좋은 쌀이나 밀, 채소 등이 많이 생산되는데 다른 지역, 다른 나라의 제품을 소비하면 그 제품들이 오는 데에 탄소가 발생하잖아요. 각자 살고 있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소비하면 지역 경제도 살리고 환경에도 도움이 되니 이런 게 바로 착한 소비라고 할 수 있죠.”
숲을 공방은 제로웨이스트 제품을 판매하는 것 외에도 헌옷이나 우유팩, 멸균팩을 수거하고 있다. 환경을 보호해야 하지만 살아가면서 소비가 불가피하다면 제로웨이스트 숍에서 최소한의 소비를 실천해 보자. 귀찮더라도 비닐 대신 장바구니를 사용하거나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줄이는 등 일상 속에서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한다면 우리가 살고있는 지구를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숲을 공방에서는 꼭 구매하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불필요한 포장 없이 물건을 판매
지역 경제도 살리고 환경에도 도움이 되니 이런 게 바로 착한 소비
경주 숲을 공방 운영시간 및 요일
수 | 10:30 ~ 17:00
목 | 10:30 - 17:00
금 | 10:30 - 17:00
토 | 10:30 - 15:00
정기휴무 | 매주 일,월,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