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친환경에너지
탄소중립을 이끄는 에너지
이제는
친환경에너지가 필수
글 글 _ 동아대학교 환경에너지공학부 장희철 교수
‘탄소중립’이 필요한 때
기후위기, 턱 끝까지 찾아왔다
2022년 8월, 서울 동작구에서는 하루에 자그마치 422mm에 달하는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1991~2020년 간 서울 8월 평균 강수량이 348.2mm임을 감안하면 한 달 동안 내리는 비보다 많은 양의 비가 하루 만에 내렸다는 이야기이다. 이에 대해 기상청은 비공식적으로 서울에 가장 강력한 폭우가 내린 날이라고 전달하였다. 최근의 이러한 급격한 기후변화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현상이다. 그리고 경제침체 등 전방위적인 기후위기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15년 파리에서 채택된 ‘파리협정’에서는 당사국 모두 자발적으로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수립하고 이행할 의무를 지니도록 하였다. 이에 EU, 미국, 영국, 일본 등 세계 각국에서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제로(Zero)로 맞추는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새로운 경제체제 구축을 위한 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기후위기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과 국제사회의 흐름에 발맞추어 2020년 7월 ‘그린뉴딜 정책’을 발표했다. 그리고 같은 해 10월에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선언하여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정책을 시행 중이다. 올해에는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40%로 상향하고 국가 탄소중립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법 시행령안’을 확정하였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는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감소시키고 흡수량은 증가시켜 실질적인 배출량을 ‘0’ 수준으로 낮추는 탄소중립 (Net Zero) 비전을 법제화한 14번째 나라가 되었다. 이는 제조업 비중이 높은 국내 여건 상 달성하기 쉽지 않은 목표이나 탄소중립 실현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가장 많은 탄소가 배출되는 ‘에너지 분야’
친환경에너지가 필요하다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에서 분석한 국가 온실가스 잠정배출량1)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은 6억 7,960만 톤2) 으로 예상되어 배출정점을 기록한 2018년보다 6.5% 낮게 나타났으나 전년보다는 3.5% 증가했다. 2021년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는 전 세계적인 추세였다.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 산업계의 생산 활동이 회복되고 이동수요가 증가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분야별 배출량 비중을 살펴보면 에너지 분야가 5억 9,060만 톤으로 86.9%를 차지하였다. 특히 공공전기 및 열 생산에서 발생된 양이 32.7%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위축되었던 산업 활동이 서서히 회복되면서 에너지 소비가 증가하고 있고 향후에도 에너지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너지 분야에서 탄소 배출량 저감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2021년 기준 발전량의 63.5%는 석탄·가스 등 화석연료에 의해 생산되었다.3) 동·식물 등의 퇴적에 의해 생성되는 화석연료의 경우 유기 탄소화합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에너지 생산 과정에서 구성 원소인 탄소가 이산화탄소 등의 형태로 배출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따라서 탄소 감축을 이루기 위해서는 화석연료의 사용량을 줄이고 에너지 생산 과정에 탄소가 포함되지 않은 친환경에너지 사용이 필수적이다.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지름길 친환경에너지,
어디까지 다가왔나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한 가장 유력한 전력 생산 대안은 친환경 신재생에너지(New&Renewable Energy)를 통한 에너지를 확보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신재생에 의한 발전량은 7.5% 정도로 비중을 늘려나갈 필요가 있다. 현재 개발된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기술은 수소를 활용한 신에너지와 태양광, 풍력, 해양, 바이오 등을 이용한 재생에너지 등이 있다.
수소는 생산하는 방식과 친환경성 정도에 따라 그레이수소, 블루수소, 그린수소로 구분한다. 그레이수소는 화석연료로부터 생산된 수소를 의미하며 현재 생산하는 수소의 약 96%를 차지한다. 천연가스의 주성분인 메탄과 고온의 수증기를 반응시켜 생산하는데, 수소 1kg당 이산화탄소 10kg이 함께 배출되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블루수소는 그레이수소와 동일한 방식으로 생산하나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대기로 방출하지 않고 포집 및 저장하는 CCS(Carbon Capture Storage) 기술을 이용한다. 이는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데다 CCS 기술 또한 경쟁력이 확보되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이산화탄소는 배출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존재한다.
이에 반해 그린수소의 경우 물을 전기분해하여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완전히 없앨 수 있어 가장 이상적인 수소 생산 방식으로 여겨지고 있다. 단 이때 사용되는 전력은 태양광 또는 풍력과 같은 친환경 발전으로 생산되어야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완전히 없앨 수 있다. 그린수소를 위해서는 반드시 친환경에너지 발전기술의 뒷받침이 필요한 것이다.
친환경에너지 발전은 자연에 존재하는 햇빛 또는 바람을 그대로 에너지 생산에 활용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지속가능한 에너지 생산을 가능케 하는 이상적인 발전 방식이다. 친환경에너지 발전의 대표적인 기술로는 태양광 발전 및 풍력 발전을 들 수 있다.
태양광 발전은 넓은 평지 또는 건물 옥상에 빛을 전기로 변환시키는 실리콘 패널을 설치하여 소비자에게 전기를 공급해 왔다. 최근에는 건물 외벽, 창호 등에 태양발전 시스템을 설치하여 태양전지를 또 다른 건축물 자재로 활용하는 BIPV(Building Integrated Photovoltaic) 시스템이 도입되고 있다. BIPV는 건물 지붕이나 외벽에 검은색 태양광 패널을 부착시켜 사용했던 기존 방식과 달리 다양한 색을 발현할 수 있으면서도 흐린 날에도 발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디자인과 성능 모두 사로잡은 장점을 지니고 있다.
풍력 발전은 태양광 발전에 비해 대규모 전력생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회전날개 소음, 전자파 발생, 시각적 위압감, 운반 및 설치 시 생태계 파괴 등의 단점도 존재한다. 이러한 문제는 풍력발전기를 해상에 설치하는 해상 풍력 발전을 통해 어느 정도 해결하고 있다. 육상보다 해상의 바람이 강하고 일정하며 소음으로 인한 민원에서 자유롭고, 넓은 해상 공간을 이용해 대량 설치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은 단독으로 사용하기 어려워 대부분 이차전지와 같은 에너지 저장장치와 함께 운영된다. 자연 현상에 따라 발전량이 불규칙하여 일관된 전력 공급이 어려우며, 전기는 그 자체로는 저장이 되지 않아 발전 후 사용하지 않는 양은 모두 없어져 버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력의 생산과 전력 수요 사이에 균형을 맞춰줄 별도의 에너지 저장장치의 개발이 필요하다. 에너지 저장장치는 ‘ESS(Energy Storage System)’라고 부른다. 현재 ESS용으로 활용되고 있는 에너지 저장장치는 리튬이차전지로 높은 에너지밀도를 가지고 있어 이미 전기차나 휴대폰 등에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다. 최근 리튬이차전지의 화재 사건으로 인해 그 안정성에 많은 우려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수계전지 또는 레독스흐름전지와 같이 뛰어난 안정성을 지닌 전지 기술이 연구개발되고 있다. 친환경에너지와 이를 활용한 ESS 시장의 발전이 탄소중립에 한걸음 더 가다갈 것으로 예상된다.
1) 확정 통계보다 1년 앞서 잠정 산정한 결과로 정책수립·운영, 온실가스 관련 분석 등에 활용될 예정
2) 톤CO2eq.를 의미하는 단위로 메탄, 아산화질소, 불소가스 등의 온실가스를 이산화탄소로 환산한 배출량 단위. ‘이산화탄소 환산톤’ 또는 ‘톤’으로 읽음
3) 한국전력공사 월별 전력통계속보, 연도별 한국전력통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