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하다
안녕, 경주씨
육지의 햇살을 품은
경주 한라봉
기후변화로 인해, 제주도에서 재배되던 아열대 작물의 북방한계선이 점점 윗지방으로 올라가고 있다. 경주에서 재배하는 한라봉은 하나의 브랜드가 됐다. 높은 당도를 자랑한다는 경주 한라봉의 비결을 알아보기 위해 경주 한라봉 작목반 이호 회장을 찾았다.


경주 한라봉 작목반 이호 회장
● 경주에서는 더 달콤한 한라봉이 자란다
이제는 제주도뿐 아니라 육지에서도 나무에 주황색 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린 모습을 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한라봉 재배에 최초로 성공한 곳이 경주였던 만큼, 경주와 한라봉의 인연은 특별하다. 2024년 2월 기준으로 경주 한라봉 작목반 12개 농가의 총 재배면적은 17,770평이며 생산량은 117.5톤에 달한다. 7년 전 귀농한 이호 회장은 경주시 농업기술센터 귀농귀촌반에서 한라봉 농장 견학을 갔다가 아내의 권유로 경주 한라봉과의 동행을 시작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경주 한라봉에는 경쟁력이 있었다. 화산섬보다 나무가 자라기 수월한 토양, 해가 비추는 날이 200일 이상이어서 풍부한 일조량, 지표수를 이용한 수막으로 온도를 유지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경제성 등이 경주 한라봉 재배의 특장점이다. 좋은 환경 덕분에 더욱 당도 높은 한라봉으로 자란다.
● 한 해에 걸친 정성 속에 자라는 한라봉
경주의 환경에 맞추어 약 300일에 걸쳐 진행되는 재배 과정을 생생하게 짚어가 보자. 2월 말부터 퇴비 및 비료, 온도, 물, 방제 등 기본적인 관리와 함께 가지치기를 진행한다. 4월이 끝나갈 무렵이면 나무에 꽃이 피고, 수분 없이 열매가 맺힌다. 그 수가 많아 한라봉 나무는 5-6월에 일부 열매를 스스로 떨어트리는 ‘생리낙과’ 현상을 일으킨다. 한창 더울 6-7월엔 열매 매달기가 시작된다. 연한 가지가 부러질 수 있기에 줄을 매달아서 지탱해 두는 것으로, 가장 많은 수고를 요하는 작업이다. 8월이 되면 다음 해 열매를 맺을 가지인 ‘결과모지’를 결정하고 10월 말부터는 한라봉이 더 예쁘게 물들도록 영양제 등으로 신경을 쏟는다. 마지막은 수확이다. 이호 회장의 ‘남산끗티’ 농장에서는 매년 1월 5일경에 열매를 수확하여 스마트스토어, 쿠팡, 경주몰, 사이소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선보인다.

● 경주 한라봉이 대한민국 최고 브랜드가 되도록
이호 회장은 굵고 때깔이 좋은 열매를 수확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이야기한다. 여기까지 오는 길이 쉽지만은 않았다. 농사를 처음부터 배우느라 지자체에서 진행하는 귀농 관련 교육이나 지원 등을 적극 활용했고 나무와 가까워지기 위해 가지치기 등도 손수 해 왔다. 그렇게 한라봉 재배 물량이 점차 늘어나면서 판로 확보도 중요해졌다. 도매와 인터넷 판매로 판로를 확장해 경주 한라봉을 홍보하고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작목반 회장이 된 지금으로서는 경주 한라봉을 알리겠다는 포부도 있다. 기존에 두 개로 나뉘어 있던 작목반을 ‘경주 한라봉’ 작목반으로 통합했고 현재 12개 농가와 함께한다. 이호 회장은 앞으로 경주 한라봉 전체의 품질을 표준화, 체계화하겠다고 밝혔다. 경주 한라봉을 브랜드화하여 대한민국 최고로 인정받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